천문학 발달의 배경

  르네상스 시대에 상업의 비약적인 발전, 즉 세계 시장의 개척은 지리상의 새로운 발견을 가져왔다. 물론 이보다 앞서 십자군의 원정이 있었음은 앞에서 설명한대로이다.

  15세기 초 포르투갈 무역상들은 인도로 가는 직행 항로를 구하려고 아프리카의 서해안을 따라 남하하기 시작했으나, 아프리카의 서해안에는 저 유명한 베르데 곶(Cape Verde)이라는 바다가 있고 따라서 이 곶[岬]보다 남쪽으로 내려가기 위해서는 육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 큰 바다로 돌아가야 한다. 이 사실은 그때까지 가까운 바다만을 항해해 온 그들에게는 전혀 새로운 모험이었고 따라서 새로운 항해법을 개발해야할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먼 바다를 항해하기 위한 지식이나 기술 없이는 인도 항로의 개발은 이루어질 수 없었다.

  '두드리라, 그러면 열리리라.' 라는 말은 새로운 항해술의 개발에도 적용되는 진리였다. 바다와 하늘밖에 보이지 않는 대양의 한가운데에서도 늘 배의 위치를 확인해야 할 원양 항해는 천문학의 발전을 촉진시켰다. 그 결과 아라비아에서 발명된 나침반이 전해지고 삼각법의 연구 등 천문학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갖가지 연구가 활발히 펼쳐졌다. 당시의 비교적 수준이 낮은 항해술을 무릅쓰고 새로운 항로나 땅을 발견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 결과는 그 밖에도 상공업 등의 산업 구조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고, 과학(특히 천문학)의 혁명 시대를 열어 주었다.

  가령 배가 태평양 한가운데를 항해하고 있다 할 때 경도와 위도만을 알면 배의 위치를 알 수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별의 위치를 정확히 관측할 수 있는 정밀한 시계, 항해력(천체의 운동을 나타내는 표) 및 육분의(六分儀: 별의 고도를 측량하는 기계), 이 세 가지가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15,16세기경 서구인은 대양 항해를 위해 기본적으로 이와 같은 기구를 사용했다. 다만 그 당시 아직 정확한 시계가 없었으므로 천체력(天體曆)과 달의 위치를 통해 표준시(標準時)를 알아냈으며, 또 육분의도 없었으므로 간단한 방법으로 천체의 높이를 측정했다. 물론 이 방법에는 적지 않은 오차가 있었으나 아쉬운대로 대양에서 배의 위치를 알 수는 있었다. 이리하여 길 에안네스(Gil Eannes)는 베르데 곶의 우회 항로를(1434년), 또 바톨로미 디아즈(Bartholome Diaz)는 희망봉을 발견했으며(1486년), 바스코 다 가마(Vasco da Gama)는 인도 항로를 발견(1498년)할 수 있었다.

  신항해술의 필수적인 도구는 시계(時計)와 천체력(天體曆)이었다. 이것 없이는 배의 위치를 정확히 알아낼 수 없었다. 그래서 근대 초기 과학자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했던 문제는 정확한 시계와 천체 운동의 추산표인 대음력(大陰曆)의 작성이었다.

출처 : http://211.40.179.13/book_file/ke10/ke010-135.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