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론의 궁극적인 목적은 우주의 역사와 그 구조를 밝히는데 있다. 인류역사를 통해 많은 사람들은 우주의 역사와 구조에 대하여 의문을 품어왔고 많은 과학자들의 업적에 힘입어 현대의 우주론에까지 오게 되었다.

과학의 역사는 한 시대에 수용되었던 과학이론의 발전이 관찰에 의해 모순에 직면할 때면 언제든지 뒤집히고 새로운 이론으로 수정되는 것임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우주론도 마찬가지로 뛰어난 통찰력과 관찰력을 지녔던 물리학자들과 천문학자들에 의해 끊임없이 변해왔다. 그 중에서도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이, 뉴턴, 아인슈타인의 업적은 가히 혁명이라 할 수 있겠다.

20세기에 이르러 일반상대론이 나온 뒤 우주론은 또 한번 변혁을 맞이한다. 바로 에드윈 포웰 허블(Edwin P. Hubble)이 팽창하는 우주를 발견한 것이었다. 허블은 수많은 은하들이 서로에 대하여 모든 방향으로 물러나고 있다는 것을 관측했다. 그것은 우주가 고정된 공간에 무수히 많은 천체들이 매달려 있는 정적인 실체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이 사실이 밝혀진 순간은 현대우주론의 매우 중대한 순간이었다. 허블의 관찰과 관찰사실에 대한 해석은 명백한 것이었고, 관찰적 증거가 확고하였기 때문에 정적인 우주개념의 수호자들도 그 사실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이 발견은 그토록 오랫동안 계속된 우주에 대한 유일한 가정 즉 우주는 정지해 있다는 가정을 뒤엎었다.

허블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최초의 진정한 우주론의 법칙이라 불리는 허블의 법칙을 발견하였다. 이 간단한 법칙에 의하면 은하까지의 거리와 적색편이 사이에 일차방정식의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 비례상수를 허블상수라고 하고 이 수치로 우주의 팽창속도와 나이를 계산할 수 있다. 그러므로 허블상수는 현대 우주론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오늘날 우주론에서는 일반 상대성이론을 토대로 한 표준 우주모델이 가장 타당한 것으로 인정 받고 있다. 이 이론에 의하면 우주는 빅뱅이래 계속 일정한 속도로 팽창을 해 온 것이 아니라 중력의 영향으로 우주의 팽창속도는 차츰 느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허블 상수는 진정한 의미에서 상수가 아니라 시간에 따라 차츰 작아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정확한 H값을 알 수 있으면 우주의 나이와 크기를 계산할 수가 있고 또한 임계밀도와 더불어 우주의 미래를 예측할 수가 있다.

이 글에서 다룰 주된 내용은 허블의 법칙에 관한 것이며 거기에 현대 표준 우주모델 속에서의 허블상수와 관련된 내용이다. 먼저 본문의 2장에서는 허블이 팽창하는 우주를 발견하기 전까지의 우주론의 역사를 간략히 정리하고 3장에서 6장까지는 허블의 법칙과 현재까지 관측된 H값에 대하여 살펴보겠다. 그리고 7장과 8장에서는 현대의 우주모델에서 허블상수가 지니는 의미와 정확한 H값의 측정의 어려움에 대하여 각각 설명하겠다. 마지막으로 9장과 10장에서는 현대의 우주론의 형성과정과 앞으로의 과제에 대하여 다루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