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에너지(Dark Energy)에 대한 뉴스를 들으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암흑에너지" 하면 무슨 SF를 떠올리는 분이 많겠지만 사실은 진지한 과학용어입니다.

예전의 골칫거리였던 암흑물질(Dark Matter)에 덧붙여 암흑에너지가 핫 이슈로 등장한 우주학계. 왜 이러케 "암흑~"이 많아질까? 예전에는 밤하늘의 별처럼 명료했던 우주론에 현재의 이론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것들이 자꾸 추가되기 때문입니다.

그럼 암흑에너지(Dark Energy)는 대체 무엇인가? '중력에 반하여 우주를 팽창시키는 그 무엇'이라는 뻘쭘한 설명밖에는 나온 것이 없을 만큼--크기, 성질 등 아무것도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그럼 이 뻘쭘한 이론을 아무도 무시하지 못하는 이유는 뭔가?

10년전 만해도 이 우주는 팽창하고 있되, 팽창의 종말이 빅크런치가 될 것인가, 아니면 무한팽창하여 완전히 열역학적으로 죽은 우주가 될 것이냐를 결정하는 변수로서 이 우주의 전체 질량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었습니다. (중력=질량과 함수관계)

비유를 들자면, 누가 돌을 높이 집어던졌는데 그 돌이 너무 빨라서 지구를 벗어날 것인가, 아니면 지구의 인력이 강해서 그 돌이 지구로 다시 떨어질 것인가 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우주의 팽창속도는 '잘 알려진 값'으로 인식되고 있었으므로, 다른 변수로서 우주의 질량이 얼마나 큰가를 알면 우주의 미래는 확정 되는 걸로 모두들 알고 있었지요. 그래서 학자들은 보이지도 않는 암흑 물질들의 정체를 파악하고 질량을 재는 데 혈안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과학자들을 망연자실하게 하는 사건이 터졌습니다. 1998년, 허블 우주망원경이 관측한 여러 측정치를 엄밀히 조사한 결과, 우주의 팽창속도가 과거보다 더 빨라졌다~!는 놀라운 사실이 밝혀진 것입니다.

우주의 질량 때문에 당연히 느려지리라 생각하고 있던 팽창속도가 빨라져? 이건 거의 재앙이었고 이를 토대로 연구를 하고 있던 과학자 들은 닭 쫓던 개꼴이 되었습니다.

어쨌든 이런 관측 결과는 과학자들에게 양자택일을 강요했는데, (1)중력에 관한 기존의 법칙들을 완전히 갈아 엎는다. (2)중력에 반하는 다른 무엇의 존재를 인정한다. 과학자들이 택한 것은 2)번의 옵션이었고 '그 무엇'을 "암흑에너지"라고 이름지었던 것이지요.

이 암흑에너지에 관한 것은 모든 것이 베일에 싸여 있습니다. 때문에, 아인슈타인이 스스로 실수로 규정했던 우주상수(Cosmic Constant)를 되살려 보자는 움직임도 있고, 그리스철학의 제5원(quintessence)의 이름을 딴 에너지 장(Field) 개념을 도입해서 설명하려는 쪽도 있고, 심지어는 "중력이론에 심각한 결함이 있는 것 같다."는 과격한 주장을 하는 과학자도 있습니다.

한마디로 우주론의 밑바닥, 어쩌면 물질의 기본에 관련된 이론 까지, 기존의 공고해 보였던 과학이론들이 이 발견--우주팽창의 가속--때문에 흔들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Dark Energy"가 이름이 가진 유치함에도 불구하고 중요 과학뉴스에 오르는 이유입니다.

그럼 요새 과학자들이 보는 우주의 현재,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무언가 보이지 않는 손이 우주를 피자 판처럼 넓히고 있고, 어쩌면 너무 넓혀서 피자 판이 가루가 날 수도 있다."는 것이 비슷한 비유가 아닐까 합니다. 어떤 과학자는 이런 설명을 덧붙입니다. "어쨌든 우주가 끝장나려면 300억 년은 남았으니까 걱정은 하지 마시라."

복사출처:네이버 오픈사전